광주·전남 행정통합 선언, 특별법 없으면 한 발도 못 나가는 현실적 한계

요즘 광주와 전남 지역 사회가 행정통합 선언으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행정통합이라는 키워드가 단순히 지역 뉴스 한 줄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이건 우리 동네의 세금 체계부터 행정 서비스의 질, 나아가 미래 성장 전략까지 뿌리부터 뒤흔들 수 있는 아주 무거운 주제입니다. 그냥 남 일 보듯 지나치기엔 그 파급력이 상당하죠.

행정통합 선언, 그 속에 담긴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요?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힘을 합쳐 행정통합을 추진하겠다는 공동선언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선언 장소는 국립5·18민주묘지였고,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나란히 섰다는 점에서 상징성은 충분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이 선언이 곧 통합 완성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지금은 어디까지나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절차를 시작하는 단계에 가깝습니다. 법 개정이나 주민들의 동의, 구체적인 재정 설계라는 굵직한 산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거든요. 과거에도 여러 지역에서 통합 논의가 활발했다가 결국 무산되었던 사례들을 떠올려보면, 선언만으로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이른 감이 있습니다.

행정통합은 특별법 제정 없이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습니다. 이 법안에는 자치권이나 재정 권한을 얼마나 가져올지에 대한 민감한 내용들이 담길 예정이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치열한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왜 지금 다시 행정통합 이야기가 나오는 걸까요?

전라남도는 전국에서도 인구 감소 속도가 매우 가파른 지역입니다. 광주 역시 광역시라는 이름표를 달고는 있지만,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 계속되어 왔죠. 각자도생하기보다는 차라리 몸집을 키워 하나의 거대 행정 단위로 뭉쳐야만 경쟁력이 생긴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공지능, 에너지 전환, 반도체 같은 첨단 산업들은 지자체 하나가 감당하기엔 규모가 너무 큽니다. 막대한 인프라와 예산, 전문 인력이 동시에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정부가 입버릇처럼 메가시티를 강조하는 것도 결국 같은 맥락입니다.

정치적 일정과 행정통합의 미묘한 관계

이재명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광주·전남 통합 논의에 힘을 싣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정치적인 응원으로 볼 순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까다로운 행정 절차들이 단번에 생략되는 건 아닙니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굵직한 미래 비전을 보여주려는 정치적 의도가 섞여 있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보냅니다. 통합의 결실을 보는 건 다음 정부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시간상으로 봐도 지금 당장 결론을 내기엔 물리적 제약이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마주한 현실적인 쟁점들

행정통합에서 가장 무서운 변수는 결국 주민들의 동의입니다. 단순히 여론조사 몇 번으로 끝낼 일이 아니라, 주민투표 같은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야 하죠. 과거 부울경이나 대구·경북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주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해 멈춰 선 경우가 허다합니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게 바로 광주 중심의 구조에 대한 걱정입니다. 전남의 시군 지역에서는 예산이나 행정 기능이 모두 광주로만 쏠리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큽니다. 이 불신을 해소하지 못하면 통합의 동력은 금방 식어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전면적인 통합만이 유일한 정답일까요?

지도상의 선을 완전히 지우고 하나가 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산업, 교통, 에너지 같은 특정 분야만 공동으로 운영하는 경제 통합이나 부분 통합 모델도 충분히 고민해 볼 만한 카드입니다. 정치적 갈등은 줄이면서 실질적인 협력 효과는 챙길 수 있으니까요.

아니면 통합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제주나 세종처럼 재정이나 규제에서 파격적인 혜택을 받는 특별자치권 확대 방안도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논의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아직 정해진 미래가 아닙니다. 지금은 커다란 화두를 하나 던진 상태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주민들의 지지, 법적 근거, 탄탄한 재정 구조라는 세 박자가 맞지 않으면 이번 선언도 결국 선언에 그칠지 모릅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 논의가 이제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한 번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라 우리가 계속해서 마주해야 할 구조적인 숙제인 셈이죠. 이 흐름의 맥락을 정확히 짚어내는 것, 그것이 우리 지역의 미래를 살피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