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속 세균'이 암 위험 높일 수 있다? 두경부암 연구 결과와 일상 속 예방법,구강 세균 관리

입 속에는 700종이 넘는 다양한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이 미생물들은 음식물 섭취, 질병 예방 등 여러 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최근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구강 내 미생물 구성이 두경부암 발병 위험과 관련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연구가 말하는 핵심 내용과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볼까요?

입 속 세균과 두경부암의 관계

1. 대규모 연구로 밝혀낸 사실

이 연구는 16만 명에 가까운 미국인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역학 연구입니다. 연구팀은 세 곳의 대규모 코호트(미국 암 학회 암 예방 연구 II, PLCO, 남부 지역사회 코호트 연구)에서 수집한 타액(침) 또는 구강 세척액 샘플을 분석하고, 참가자들을 평균 5.1년간 추적 관찰했습니다.

놀랍게도, 이 중 236명이 두경부 편평세포암에 걸렸고, 연구팀은 이들의 구강 미생물과 건강한 사람들의 구강 미생물을 비교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주요 사실들이 드러났습니다.

  • 입안의 전체 미생물 다양성은 암 발생 위험과 큰 관계가 없었습니다
  • 하지만 특정 세균 13종이 암 발생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습니다. Prevotella salivae, Streptococcus sanguinis, Leptotrichia 속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 치주 질환과 관련 있는 특정 세균들(일명 ‘red/orange 복합군’)도 암 위험 증가와 약하게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이 세균들의 양이 많을수록 위험도도 조금씩 높아졌습니다.
  • 22종의 구강 세균을 바탕으로 만든 '미생물 위험 점수'가 높을수록 암 위험이 약 50%까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 세균과 달리, 곰팡이류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2. 어떤 세균이 위험을 높일까?

연구에 따르면, 두경부암과 연관된 세균들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중에는 치주 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균들도 있었고, 건강한 구강 상태에서 흔히 발견되는 균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 암 발생 가능성과 낮은 연관성을 보인 세균: Prevotella salivae, Streptococcus sanguinis 등
  • 암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세균: Fusobacterium nucleatum, Porphyromonas gingivalis 등

이러한 결과는 암이 발생하기 전부터 입안의 세균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구강 미생물 구성이 '암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지표, 즉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구강 위생 관리로 위험 줄이기

아직 '구강 세균이 직접적으로 암을 유발한다'는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위험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 올바른 칫솔질과 치실 사용: 플라크나 치석이 쌓이면 치주염이 생기고, 이는 병원균 증식의 원인이 됩니다. 평소 입안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기본입니다.
  • 정기적인 치과 검진: 잇몸 출혈, 잇몸이 내려앉거나 이가 흔들리는 등 치주염의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 흡연, 음주 조절: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이미 두경부암의 주요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이 구강 내 세균과 함께 작용하면 위험을 더 증폭시킬 수 있으므로,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 건강한 식습관: 설탕 섭취를 줄이고, 입안이 마르지 않게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구강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2. 앞으로의 기대와 가능성

이번 연구는 구강 미생물을 통해 암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미리 식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나아가, 구강 미생물 조절을 통해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방법이 개발될 수도 있을 겁니다. (예: 프로바이오틱스, 항생제, 항균 스케일링 등)

물론, 이러한 접근법이 실용화되기까지는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합니다. 특히, 세균이 염증을 유발하거나 발암물질을 만드는 등의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실험적 연구가 뒤따라야 합니다.

구강 위생, 선택이 아닌 필수!

최근 연구들은 구강 미생물과 두경부암 위험 사이에 무시할 수 없는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아직은 '세균이 암을 일으킨다'기보다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여러 요소 중 하나'로 이해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입안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구강 세균 구성은 스스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므로, 오늘부터라도 작은 노력을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요? 건강한 구강 관리가 곧 우리 몸 전체를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